직장인을 위한 월급관리 중급 편(+비과세 해외펀드)
고급 편은 쓸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일단 중급이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초심자 편 - 직장인을 위한 월급관리 초심자 편
쓸 일이 없을 것 같은 이유는, 제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고급 관리를 할 만큼의 자본금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귀동냥으로 들은 자본금이 어느 정도 있을 때의 투자방법은 부동산 경매나 갭 투자, NPL 등이 있었지만 자본금이 모여도 실행할 지는 모르겠네요. 주식은 개인의 취향 영역에 가까운지라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요새 유행하는 가상화폐는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중급 편의 내용을 짧게 축약하면, 절세와 유동성 관리가 될 것 같습니다.
1. 연말정산을 대비한 관리
지난 편에서 연말정산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지만, 1년 단위로 놓고 보면 연말정산을 대비해 좀 더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 과세 비율 조정
이건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월급에서 세금을 뗄 때 부과하는 세율을 2016년부터 개인이 조정할 수 있게 되었는데, 80%, 100%, 120% 중 선택 가능합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지만 저는 80%로 세율을 선택했고, 이는 기본(100%)일 때보다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령 연말정산 때 돈을 내게 되더라도, 0%의 금리로 돈을 빌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매달 일정금액을 연말정산에 대비하여 모아놓을 수 있다면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물론 연말정산 때 돈을 돌려받는 게 더 기분이 좋기 때문에,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120%를 선택하는 분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돈 관리가 되시면 80%로 설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월급생활자가 2인 이상인 경우 카드 몰아쓰기
세율은 소득구간에 따라 슬라이딩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연봉이 5000만원이라면 소득에 대해 1200만원까지는 6%의 세율이, 1200만원~4600만원까지는 15%의 세율이, 4600만원을 넘은 금액에 대해서는 24%의 세율이 적용되죠. 실제로는 인적공제 등 여러 소득공제 금액이 적용되므로 과세구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연봉이 높을수록 적용받는 세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영수증을 뗄 때 연봉이 높은 사람 쪽으로 적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만 카드의 경우 가족카드는 본인회원(신용 제공자)이 아닌 가족(명의자)의 이용액으로 잡히므로 본인 이름으로 카드를 발급하여 가족에게 사용하게끔 해야 합니다. 카드의 대여는 원칙적으론 금지지인지라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분실 사고 보상 등을 받을 수 없음)
가끔 여기서 착각하는 분들이 있어 말씀드리자면, 슬라이딩은 금액 구간별로 적용됩니다.
연봉이 5000이면 5000 * 24%의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1200 * 6% + (4600 - 1200) * 15% + (5000 - 4600) * 24%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 의료비 몰아주기
이건 실제 연말정산을 할 때 진행하시면 됩니다. 배우자, 직계존속(부모님, 자식)의 의료비는 다른 사람이 부양가족 공제를 받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몰아줄 수 있습니다. 의료비 공제는 총급여의 3%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만 적용되므로, 가급적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연말정산 때 돌려받을 수 있을 만큼 세금을 냈고 연봉이 적은 쪽이 적합합니다
이 외에는 기부금을 내신 경우 12월 말에 기부금 영수증을 받아두는 게 좋다거나, 월세 세액공제를 쉽게 받기 위해 현금영수증 등록을 하거나 월세가 나가는 용도의 통장을 따로 두어 지출내역을 뽑기 쉽게 한다거나 하는 소소한 작업이 있습니다. 월세 세액공제는 사정이 있어 당장 못 받는 경우라도 경정청구를 위해 내역을 모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2. 유동성을 생각하는 돈 관리
자신이 관리하는 전체 자산에서 당장 현금화 가능한 돈을 일정 비율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큰 돈이 생길 일이 언제 어디서 생길지 모릅니다. 급하게 방을 구해야 하면 보증금이 필요하고, 사고가 나면 병원비가 필요합니다. 사회 초년생의 신용도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은 고금리에 금액도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축 혹은 투자를 하는 경우에 어느 정도는 유동성을 감안해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현재 적금, 예금, P2P투자, 주식 등으로 돈을 관리하고 있는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제 경향 때문에 대부분의 돈이 적금 혹은 예금에 몰려 있습니다. 적금 혹은 예금은 여차하면 해지할 수 있고, 그게 아니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예금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유동성이 높은 자산입니다.
그리고 적금도 혹시나 해지할 경우를 대비하여 금액을 나누어 가입한 상태입니다. 나누어 가입하면 해지할 일이 생겨도 필요한 금액 만큼만 적금을 해지하면 되기 때문에 적금은 한 적금에 모든 금액을 가입하기보다 어느 정도는 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투자 방식은 당장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당장 현금화하려 해도 시간이 소요되거나 크게 손해를 감수하거나 해야 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투자를 할 때는 이 부분을 유념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의 경우 특히 집을 구하기 위한 보증금, 혹은 결혼 자금 등으로 목돈이 들어갈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적금을 들든 투자를 하든, 자신의 인생에서 발생할 일들에 대비해 적절하게 유동성을 관리하고 그에 맞춰 투자를 진행하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3. 미래를 대비한 보험 관리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만기환급형/연금형 상품은 가입하지 말 것. 가능하다면 단독실비를 가입할 것.
만기환급형 상품은 단순 보장성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높습니다. 보험의 만기 시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준다는 얼핏 들으면 좋아보이는 상품이죠. 보장도 받고 낸 돈도 돌려받는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납입한 금액에서 지속적으로 나가는 사업비는 무시한다고 치더라도, 보험의 만기는 일반적으로 80세 이후입니다. 현재의 2000만원과 60년 뒤의 2000만원. 어느 게 더 좋을지는 명약관화한 일이죠. 그러므로 보장형 보험을 가입하는 게 좋습니다.
단독실비 보험은 몇 차례 개악을 거친 상품입니다. 보장되는 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한때는 비갱신형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갱신형이죠.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보험사가 지속적으로 손해가 나고 있기 때문에 개악된 겁니다.
단독실비의 경우 말 그대로 실비만 처리되기 때문에 흔히 보험 광고에서 나오는 무슨 암 진단시 얼마 지급과 같은 특약 조건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험료가 쌉니다.
가끔 월급의 몇%를 보험에 넣어야 하냐는 질문을 받는데, 적으면 적을수록 좋습니다. 보험은 만일의 사태를 위한 최소한의 보장이고, 가족력이 있거나 해서 특정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니라면 보험에 들 돈을 절약해서 차라리 적금을 가입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질병에 걸린다면 실비보험을 통해 일정 금액을 보장받고, 나머지는 적금에 가입한 돈으로 내면 됩니다.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적금을 통해 모은 돈은 내 돈이 됩니다.
* 비과세 해외펀드
저는 15년에 일몰된 소득공제 장기펀드(일명 소장펀드)를 가입하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당시엔 제 투자 성향을 고려할 때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사실 비과세 해외펀드는 소장펀드 만큼 매력적인 상품은 아닙니다. 세액공제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이 일부 줄어드는 것 뿐이니까요.
다만 멀지 않은 미래에 해외 펀드 쪽으로 투자할 마음이 있으시다면 지금 계좌라도 만들어 두시길 권합니다. 올해 말까지 계좌를 만들면 최대 3천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가입한 상품만 추가 투자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므로 어떤 펀드에 투자할지 골라서 해당 펀드들을 모두 소액이라도 가입해야 합니다.
사실 투자할 일이 없더라도 사람 일은 모른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제가 15년에 재형저축을 가입할 당시 그 낮은 금리 때문에(당시 4.3%) 그다지 인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저도 이벤트 혜택과 서민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없었으면 가입하지 않았을 겁니다.(서민형은 3년이 지나면 만기까지 유지하지 않더라도 비과세 적용)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 전까지 1~2%대의 낮은 예/적금 상품들만 남았던 시장 상황에서 비과세에 4%대의 금리가 제공되는 재형저축은 제게는 효자 상품이 되었죠.
미래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만큼, 일몰되는 상품들은 항상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